[인도의 문화] 추석 송편 닮은 인도 디저트?

한국 추석을 맞아 인도의 디저트 및 미타이 문화를 알아보자

-구지야·모닥부터 인도의 미타이 문화까지- 풍성한 한가위, 추석 연휴가 찾아왔습니다. 추석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명절 음식은 단연 '송편'이죠. 쫄깃한 쌀가루 반죽에 깨, 콩, 밤, 꿀 등을 넣고 예쁘게 빚어 쪄내는 송편은 한 해의 수확에 감사하며 가족들과 온정을 나누는 한국의 대표 다과입니다. 그런데 멀리 떨어진 인도에도 송편을 떠올리게 하는 맛있는 전통 디저트들과 깊은 명절 문화 가 존재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추석을 맞아, 반달 송편을 연상시키는 '구지야'부터 만드는 방식이 송편과 꼭 닮은 '모닥', 그리고 인도의 풍성한 디저트 문화를 소개합니다. 1. 반달 송편을 떠올리게 하는 '구지야(Gujiya), 카란지(Karanji)' 가장 먼저 소개해 드릴 디저트는 생김새를 보자마자 반달 송편이나 만두를 떠올리게 하는 '구지야'입니다. (서인도 지역에서는 '카란지'라고도 부릅니다.) ​ 모양과 만드는 법 : 반달 모양으로 반죽을 접어 끝부분을 꼬아 마무리하는 모양이 송편과 유사합니다. 다만 쪄내는 송편과 달리, 구지야는 밀가루 피에 속을 채워 노릇하게 튀겨내는 방식이라 '송편과 만두, 페이스트리의 중간 형태'에 가까운 바삭한 과자 입니다. 속 재료: 갓 갈아낸 코코넛, 우유를 오랫동안 조려 만든 고소한 코야(Khoya, 현지에서는 '마와 Mawa'로도 자주 불립니다) , 말린 과일, 아몬드·피스타치오 같은 견과류 를 달콤하게 볶아 채워 넣습니다. 명절 풍경 : 한국에서 명절에 온 가족이 모여 송편을 빚고 전을 부치듯, 인도에서도 홀리나 명절 시즌이 되면 온 가족이 둘러앉아 구지야를 대량으로 만듭니다. 과거에는 여성 중심이었지만, 요즘에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남편과 자녀들까지 다 함께 손을 보태는 정겨운 명절 행사가 되었습니다. 2. 만드는 방식을 보면 오히려 송편의 '인도 사촌'? '모닥(Modak)' 겉모습은 꽃봉오리나 복주머니 모양이지만, 만드는 조리법만 보면 구지야보다 '모닥'이 송편과 훨씬 가깝습니다. ​ 조리법의 유사성 : 밀가루를 튀기는 대부분의 인도 과자와 달리, '우카디체 모닥(Ukadiche Modak)'은 쌀가루 반죽을 사용해 시루에 쪄내는 증기찜 방식 을 사용합니다. 속 재료: 코코넛과 인도식 비정제 원당인 재거리(Jaggery), 향긋한 카다몸 파우더 를 볶아 속을 채우고, 쪄낸 후 기(Ghee, 정제 버터)를 올려 따뜻할 때 먹습니다. ​ ♣ [인도 신화 전설] "지혜의 신 가네샤에게 바치는 축복의 과자" 인도 신화에서 코끼리 머리를 한 지혜와 번영의 신 ‘가네샤(Ganesha)' 는 모닥을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러 전승에 따르면 어떤 진수성찬으로도 허기를 채우지 못하던 가네샤 신이 모닥을 먹고 비로소 크게 만족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이 때문에 인도인들은 가네샤 축제 기간에 신에게 21개의 모닥을 바치며 가네샤의 축복과 번영, 길운을 기원 합니다. 한국에서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복이 온다"라고 하듯, 인도에서도 모닥은 가네샤 신의 '지혜와 풍요'를 상징합니다. 3. 기쁜 날마다 입에 쏙! '라두(Laddoo)'와 미타이(Mithai) 문화 한국에서 경사스러운 날 떡을 나누듯, 인도에서 축제나 기쁜 일이 있을 때 절대 빠지지 않는 동그란 경단 모양의 디저트 '라두' 입니다. 인도에는 '미타이 박스(Mithai Box)' 문화가 매우 발달해 있습니다. 명절은 물론 취업, 승진, 합격, 집 구매, 출산 등 기쁜 일이 생기면 라두나 다양한 미타이(전통 다과) 세트를 이웃과 친지들에게 돌립니다. 축하받는 사람의 입에 서로 라두를 넣어주며 기쁨을 나누는 모습은 인도의 아주 정겨운 풍경입니다. 최근 벵갈루루 같은 대도시에서는 전통 차이(Chai)뿐만 아니라 커피와 함께 미타이를 즐기는 젊은 직장인들도 많으며, 식당에서는 라씨(Lassi), 마살라 차이(Masala Chai) 같은 인도 전통 음료와 함께 곁들여 먹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4. 무굴 제국 궁중에서 즐기던 '샤히 투크다(Shahi Tukda)' 인도의 디저트들은 특정 종교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채로운 역사를 품고 있습니다. ​ 역사적 배경 : 16~19세기 무굴 제국의 왕실에서 즐겨 먹던 디저트로, '샤히(Shahi)'는 황제 , '투크다(Tukda)'는 조각이라는 뜻 입니다. 문화적 특징 : 바삭하게 튀긴 빵을 사프란과 카다몸 향의 달콤한 밀크 시럽에 적신 후 견과류를 얹은 이 고급 다과는 힌두교 축제뿐만 아니라 무슬림들의 큰 명절인 '이드(Eid)' 기간에도 자주 즐겨 먹는 궁중 디저트 입니다. 이처럼 오늘날 인도의 대표 간식들은 종교의 경계를 넘어 인도 사회 전체가 함께 즐기는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5. 세계 최대 밀·쌀 생산국 인도, 그런데 왜 떡과 빵은 생각보다 적을까? 인도는 세계 최대 수준의 밀·쌀 생산국이자 소비국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유럽식 베이커리 빵이나, 한국과 같은 쫀득한 '떡' 문화는 의외로 일상에서 중심이 아닙니다. 인도의 밀 소비는 대부분 '로티(Roti)', '차파티(Chapati)' 같은 납작빵 으로 이루어지며, 쌀 역시 주로 밥이나 발효 음식(이들리, 도사 등)으로 소비 됩니다. 동인도의 피타(Pitha)나 남인도의 코자카타이(Kozhukattai)처럼 쌀 기반 간식들이 일부 존재하지만, 한국처럼 떡이 명절과 일상 전반에서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문화와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인도인들에게 디저트라 하면 케이크나 베이커리보다 구지야, 모닥, 라두 같은 전통 '미타이(Mithai)'가 먼저 떠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무리 한국에서는 송편과 과일을 나누며 명절의 정을 전하듯, 인도에서도 좋은 일이 있을 때 미타이를 나누며 기쁨을 함께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이번 추석, 한국에 들어오신 주재원분들도 계시겠지만 현지에서 업무와 생활을 이어가고 계신 많은 주재원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가족과 떨어져 보내는 명절은 조금 아쉽지만, 꼭 송편이 아니더라도 한국 과자나 간단한 선물, 함께 마실 커피 한 잔을 인도 동료들과 나누며 명절의 마음을 전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좋은 사람들과 좋은 것을 나누고 싶은 마음. 어쩌면 한국의 송편과 인도의 미타이가 담고 있는 의미도 바로 그런 소박한 정성에서 시작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지리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고 식문화도 다르지만, '한 해의 수확과 기쁨에 감사하고, 가족과 이웃이 모여 정성껏 만든 달콤한 디저트를 나누며 복을 기원하는 마음' 은 한국의 추석이나 인도의 축제나 꼭 닮아 있습니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정성껏 빚은 송편과 함께, 인도의 '구지야'나 '모닥'처럼 다채롭고 풍요로운 한가위 보내시길 바랍니다! 인도 관련 다양한 글을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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